김소월의 시3 - 그리워, 개여울, 가는 길, 봄비

푸른숲과물결85 2012. 5. 5. 17:51

그리워 - 김소월

 

 

봄이 다 가기 전

이 꽃이 다 흩기 전

그린 님 오실까구

뜨는 해 지기 전에

 

엷게 흰 안개 새에

바람은 무겁거니

밤샌 달지는 양지

어제와 그리 같이

 

붙일 길 없는 맘세

그린 님 언제 뵐련

우는 새 다음 소린

늘 함께 듣사온면

   

 

 

 



 

개여울 -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여개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가는 길 -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봄비 - 김소월

 

 

 

어룰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어룰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 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으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P 푸른소나무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