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세계1 - 두보
登高 - 杜甫
등고 - 두보
높은 곳에 올라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세찬 바람 높은 하늘에 원숭이 울음 서글퍼라,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맑은 강가 흰 백사장에 새는 돌며 난다.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락목소소하,
가없는 숲의 낙엽은 우수수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래.
다함 없는 장강은 도도하게 흘러온다.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타향만리 슬픈 가을에 오래도록 길손되어,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한 평생 병에 찌든 몸 홀로 누대에 올랐다.
艱難苦恨繁霜鬢,
간난고한번상빈,
가난 속에 한스러워라 서리발 같은 귀밑머리,
潦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탁주배.
초라하게도 이제 끊었도다 탁주 술잔마저.
登高(등고) : 음력 9월 9일에 즉, 重陽節에 가까운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산
에 오르는 민속놀이. 渚(저) : 물가. 落木(락목) : 낙엽지는 나무. 蕭蕭(소소)
: 아스락 바스락, 쓸쓸하다. 不盡(부진) : 다함 없는. 滾滾(곤곤) : 들끊듯이,
끊임없이, 물이 거세게 흐르는 모양. 萬里(만리) : 만리타향에 있음. 作客(작
객) 객이 되다. 百年(백년) 평생. 이때 두보는 나이는 56세. 백년이란 앞 구
절의 萬里(만리)와 짝을 이룸. 艱難(간난) : 어려움, 사회와 개인에게 일어나
는 갖가지 곤란과 불행. 苦恨(고한) 괴롭다, 슬프다. 苦(고) : 대단히. 霜鬢(상
빈) : 많은 서리, 귀밑머리가 희어지는 것. 潦倒(요도) : 초라하게, 되는 대
로, 늙고 쇠약한 모양, 자포자기의 태도를 일컫음. 新(신) : 이제 막.
旅夜書懷 - 杜甫
여야서회 - 두보
떠돌아 다니던 날 밤 감회를 적으며
細草微風岸, 危檣獨夜舟.
세초미풍안, 위장독야주.
가느다란 풀에 산들 바람 부는 언덕,
우뚝 솟은 돛대를 단 외로운 밤배.
星垂平野闊, 月湧大江流.
성수평야활, 월용대강류.
별빛 드리우니 평야는 광활하기만 한데,
달이 용솟음치는 장강은 흘러만 간다.
名豈文章著, 官因老病休.
명기문장저, 관인노병휴.
이름이 어찌 문장으로 드러나리오만은,
벼슬은 늙고 병들어 그만두었다내.
飄飄何所似, 天地一沙鷗.
표표하소사, 천지일사구.
정처 없는 이 몸 무엇과 같은가,
천지간에 홀로 나는 갈매기려니.
書懷(서회) : 인셍의 우러나오는 감회를 적음. 危檣(위장) : 높이 솟은 돛대.
獨夜舟(독야주) : 홀로 밤을 지키는 배. 星垂(성수) : 별빛이 드리우다. 大江
(대강) : 긴 장강. 月湧(월용) : 달이 출렁거림. 豈(기) : 어찌. 休(휴) : 그만
두다. 飄飄(표표) : 이리저리 정처 없이 떠도는 모습. 何所似(하소사) : 무엇
과 같은가. 沙鷗(사구) : 모래밭의 갈매기.
두보는 765년 친구인 엄무(嚴武)가 사망하자 공부원외랑 벼슬에서 물러나
청도를 떠났다. 여야서회는 이때에 오언율시로 생활의 근거를 잃고 다시 곤
궁한 처지에 놓인 심경이 잘 그려져 있다.
강촌 - 두보
江村 - 杜甫
강촌
淸江一曲抱村流, 長夏江村事事幽
청강일곡포촌류, 장하강촌사사유.
맑은 강 한 굽이 마을을 안고 흐르는데,
긴 여름 강 마을에는 만사가 한가롭도다.
自去自來梁上燕, 相親相近水中鷗.
자거자래양상연, 상친상근수중구.
절로 왔다가 절로 오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요,
사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 하는 것은 물 위의 갈매기로다.
老妻畵紙爲碁局, 稚子敲針作釣鉤.
노처화지위기국, 치자고침작조구.
늙은 아내는 종이에 줄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어린 아들은 바늘을 두들겨 낚시 바늘을 만든다.
多病所須唯藥物, 微軀此外更何求.
병소수유약물, 미구차외갱하구.
병약한 몸에 필요한 것이라곤 그저 약물뿐,
하찮은 이내 몸이 이밖에 무엇을 바라리오.
曲(곡) : 강물의 굽이. 事事(사사) : 일마다, 모든 일이, 만사가. 幽(유);
조용하고 한가하다. 自去自來(자거자래) : 절로 가고 절로 오다. 마음대로 오
고 가다. 相親相近(상친상근) :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깝다. 갈매기가 다정하게
짝지어 노는 모습. 稚子(치자) : 어린 아이. 釣鉤(조구) : 낚시 바늘. 所須(소
유) : 필요한 바. 微軀(미구) : 미천한 몸. 자기의 몸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此外(차외) : 이밖에.
月夜 - 杜甫
월야 - 두보
달밤
今夜鄜州月, 閨中只獨看.
금야부주월, 규중지독간.
오늘밤 부주의 달을, 아내는 홀로 쳐다보리라.
遙憐小兒女, 未解憶長安.
요련소아녀. 미해억장안.
멀리 가여운 딸들은, 장안을 생각하는 마음을 모르겠지.
香霧雲鬟濕, 淸輝玉臂寒.
향무운환습, 청휘옥비한.
밤안개에 아름다운 머리쪽이 젖고, 달빛에 고운 팔이 차가우리.
何時倚虛幌, 雙照淚痕干.
하시의허황, 쌍조루흔간.
언제나 투명한 창문 휘장에 기대어,
두 사람 함께 달빛을 받으며 눈물 자국을 말릴까?
閨中 : 부인의 방. 여기서는 두보의 아내를 지칭. 遙(요) : 멀리. 憶(억) :
그리워하다. 香霧(향무) : 밤안개. 淸輝(청휘) : 맑고 고운 달빛. 何時(하시)
: 언제나. 虛幌(허황) : 맑고 투명한 휘장. 雙(쌍) : 두 사람, 두보와 아내.
淚痕(루흔) : 눈물 자국.
이 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아내를 그리워하고 염려하는 남편의 시로 유명하다. 두보의 부인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5蜀相 = 杜甫
蜀相 - 杜甫
촉상 - 두보
촉나라의 재상
丞相祠堂何處尋, 錦官城外栢森森.
승상사당하처심, 금관성외백삼삼.
승사의 사당으 어디에서 찾을고? 금관성 밖 잦나무 우거진 곳이로다.
映階碧草自春色, 隔葉黃鸝空好音.
영계벽초자춘색, 격엽황리공호음.
섬돌에 비치는 파란 풀은 자연스레 봄빛을 띠고,
잎 사이의 꾀꼬리 괜시리 좋은 소리로 지저귄다.
三顧頻繁天下計, 兩朝改濟老臣心.
삼고빈번천하계, 양조개제노신심.
세 번 찾아가 자주 물은 것은 천하를 도모하려는 계책 때문이고,
두 조정의 기초를 닦고 사업을 완성한 것은 늙은 신하의 마음이다.
出師未捷身先去, 長使英雄淚滿衿.
출사미첩신선거, 장사영웅누만금.
출정하여 이기기 전에 몸이 먼저 죽었나니,
길이 영웅들로 하여금 눈물이 소매를 젖시게 한다.
丞相祠堂(승상사당) : 성도에 있는 제갈량의 사당. 錦官城(금관성) : 사천성
의 성도. 森森(삼삼) : 빽빽하다. 映階(영계); 섬돌에 비치다. 隔葉(겹엽) 잎
사귀 사이로. 黃鸝(황리) : 꾀꼬리. 三顧(삼고) : 삼고초려를 가리킴. 頻繁(빈
번) : 자주 자주. 兩朝(양조) : 유비와 그의 아들 유선. 改濟(개제) : 왕업의
기초를 닦고 완성하다. 老臣(노신) : 제갈량. 出師(출사) : 제갈량이 유선에게
올린 출사표를 가리킴. 身先去(신선거) : 제갈량이 오장원 전투에서 죽은 것
을 가리킴.
石壕吏 - 杜甫
석호리 - 두보
暮投石壕村, 有吏夜捉人.
모투석호촌, 유리야착인.
저녁에 석호촌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관리가 밤에 사람을 잡아가네.
老翁踰墻走, 老婦出門看.
노옹유장주, 노부출문간.
할아버지가 담을 넘어 도망가고, 할머니는 문에 나가 맞네.
吏呼一何怒, 婦啼一何苦.
이호일하노, 부제일하고.
관원의 호통은 얼마나 노여웁고, 할머니의 울음은 얼마나 괴로웠던가?
聽婦前致詞, 三男鄴城戍.
청부전치사, 삼남업성수.
할머니가 나가서 호소하는 말을 들어보니,
세 아들 업성에 수자리 하러 갔소.
一男附書至, 二男新戰死.
일남부서지, 이남신전사.
한 아들이 편지 보내왔는데, 두 아들이 얼마 전에 죽었다네.
存者且偸生, 死者長已矣.
존자차투생, 사자장이의.
생존한 사람은 그래도 억지로라도 살아가겠지만,
죽은 자는 영원히 그만이다.
室中更無人, 惟有乳下孫.
실중갱무인, 유유유하손.
집안에는 또 다른 사람이 없고,오직 젖먹이 손자가 있을 뿐이다.
孫有母未去, 出入無完裙.
손유모미거, 출입무완군.
손자가 있어 어미는 가지 못하였으나,
밖으로 출입하려도 온전한 치마가 없다네.
老軀力雖衰, 請從吏夜歸.
노구역수쇠, 청종이야귀.
늙은 할멈 힘이 비록 쇠하였지만,
나으리 따라 밤에라도 가게 하여주오.
急應河陽役, 猶得備晨炊.
급응하양역, 유득비신취.
급히 하영의 부역에 나가게 된다면,
그래도 새벽 취사일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夜久語聲絶, 如聞泣幽咽.
야구어성절, 여문읍유열.
밤이 깊어 말소리도 끊어지고,
흐느끼며 오열하는 소리 들리는 듯하다.
天明登前途, 獨如老翁別.
천명등전도, 독여노옹별.
날이 밝아 길을 떠날 때에는,
홀로 할아버지와 작별하였네.
石壕(석호) : 하남성 섬현에 있는 마을 이름. 投(투) : 투숙하다. 捉(착) : 잡
아가다, 체포하다. 踰墻走(유장주) : 담을 타넘어 달아남. 吏呼一何怒(이호일
하노), 婦啼一何苦(부제알하고)의 앞뒤 一(일) : 단순한 강조의 의미. 致詞(치
사) : 말을 하다. 鄴城(업성) : 하남성 안허면 근처의 지명. 戍(수) : 변성을
지키러 가다. 附書(부서) : 편지를 부치다. 新(신) : 최근. 存者(존자): 생존
해 있는 사람. 편지를 보낸 아들을 가리킴. 且(차) : 그럭저럭. 偸生(투생) :
삶을 도둑질하다. 已(이) : 끝장이다. 그만이다. 乳下孫(유하손) : 젖먹이 어
린 아들. 完裙(완군) : 온전한 치마. 老軀(노구) : 늙은 계집, 할머니 자신.
急應(급응) 급히 응하다. 河陽役(하양역) : 하양의 전쟁. 猶得(유득) : 그럭
저럭 할 수 있다. 晨炊(신취) : 새벽 취사. 如聞(여문) : 마치 들리는 듯하다.
泣幽咽(읍유열) 흐느껴 울다. 天明(천명) : 날이 밝을 녘. 登前途(등전도) :
징용길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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