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1
세종 때의 명제상 맹사성은 말년에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인 온양에 은둔해
있었다. 그의 높은 덕을 본받고자 새로 부임하는 관라마다 그를 찾아왔더.
어느 날 그가 밭을 매고 있는데 신임 사또가 인사를 왔다. 하지만 그는 행
차를 알면서도 밭매기에만 열중했다. 이를 지켜보던 신임 사또와 대소 관리
들은 달려들어 밭을 맸다. 어느덧 해가 기울자 맹사성이 일어나 일행을 불
러 농주를 권하며 노고를 위로했다.
“오늘 하루 뜨거운 뙤약볕 아래 비지땀을 흘리며 들일을 하셨으니 백성
들의 노고를 조금은 짐작하셨을 테고, 일한 후에 마시는 농주 맛도 이
제 아셨겠지요. 앞으로 이 고장의 목민관으로서 부디 백성들의 어려움
과 노고를 헤아려 선정을 베푸십시오.“
젊은 사또가 큰 감동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춘추 전국 시대 때 조나라에 공손룡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무엇이든
한 가지 재주만 있으면 누구나 식객으로 붙들어 두었다. 하루는 고함을 잘
지른다는 사람이 찾아와 머물기를 청하자 흔쾌히 맞아들였다. 그 사람은 일
년이 넘도록 하는 일 없이 놀고 먹었지만 공손룡은 싫은 기색 하나도 없었
다. 어느 날 공손룡이 연나라에 다녀오다가 큰 강을 만나 길이 막히게 되었
다. 그날 안으로 꼭 건너야 했기에 멀리 강 건너의 뱃사공을 불렀지만 아무
리 소리쳐도 사공은 듣지를 못했다. 드디어 때를 만난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자신만만하게 언덕 위에 올라 청둥 같은 고함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자 소리
를 들은 뱃사공이 배를 저어와 일행은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제 역할과 몫을 타고난다. 단지 그것을 얼마만큼 빨리 발견해서 유용
하게 쓰느냐가 문제이다.
하루는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여행을 하다가 잠시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그
틈을 타고 온 말들이 남의 콩밭에 들어가 마구 헤집어 놓았다. 이를 본 농부
가 씩씩거리며 달려와 밭값을 물어내라며 호통을 쳤다. 제자인 자공이 나서
용서를 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때 제일 나이 어린 제자가 농부에게
공손히 인사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농부님의 밭은 정말로 큽니다. 그러니 제
말이 농부님의 콩밭말고 어디 갈 곳이 있겠습니까? 콩밭을 망친 것은
제 말의 잘못이 아니라 넓게 보면 농부님의 밭이 너무 큰 탓도 있습니
다. 그러니 그만큼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십시오.“
농부는 그 말에 크게 웃으며
“당신은 예절이 있소이다.”
라고 말하고 용서해 주었다. 제때에 꼭 필요한 말을 하기란 쉽지 않다. 말을
잘 부리려면 우선 잘 아껴야 한다.
범익겸의 좌우명에 일컫기를
첫째, 조정에서의 이해와 변방으로부터 오는 보고와 관리의 임명에 관해서는
말하지 말라.
둘째, 주나 현의 관리들의 장단점과 득과 실에 관해 말하지 말라.
셋째, 많은 사람들이 잘못 되게 저지른 악한 이에 관해서 말하지 말라.
넷째, 관직에 나아가는 일과 기회를 따라 권세에 아부하는 것에 관하여 말하
지 말라.
다섯째, 재물과 이익의 많고 적음과 가난이 싫다든가 부를 구한다는 것에 관
해 이야기하지 말라.
여섯째, 음탕하고 실없는 말과 여색에 관해 이야기하지 말라.
일곱째, 남의 물건을 탐내어 차지하려 한다든가 술과 음식을 뒤져 찾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지 말라.
남에게서 전해 달라고 부탁 받은 편지를 뜯어보거나 지체하지 말 것이며, 남
과 한 자리에 나란히 있으면서 남의 개인적인 글을 엿보아서는 안 되며, 남
의 집에 찾아 들어갔을 때 남의 글을 보아서는 안 된다. 남의 물건을 빌렸을
때 훼손시키거나 돌려주지 않으면 안 되고 음식을 먹을 때는 가려 먹어서는
안 된다. 남과 같은 곳에 있을 때는 자기에게만 편리한 것을 취해서는 안 되
고 남의 부귀를 부러워하거나 헐뜯지 말라. 무릇 이 몇 가지 일을 지키지 못
하는 자라면 이것으로 마음씀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
어서 올바른 마음과 몸을 닦는데 큰 손해가 있을 것이므로 이 글을 써서 스
스로 경계하도록 하라.
옛날 중국 하나라의 걸왕은 말희라는 여인에 빠져 방탕한 세월을 보냈다.
민심을 잃은 걸왕은 은나라의 탕왕에게 멸망당했다. 은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 역시 달기라는 여인에 빠져 걸왕의 전철을 밟았다. 주왕은 주지육림으
로 허송하면서 충시들을 많이 죽여 신하와 백성의 원성이 자자했다. 이때
서백이 주왕에게 간곡히 진언했다.
“은나라의 거울은 먼 데 있지 않으니, 하나라 걸왕입니다.”
그러나 주왕은 서백을 쫓아내고 학정을 계속했다. 결국 주왕은 서백의 아들
무왕의 손에 멸망당하고 주나라가 세워지게 되었다. 한 사람의 행실이 선
아닌 악으로 규정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세상 보는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 사는 이야기2 (0) | 2012.05.05 |
---|---|
손자병법 귀양계(貴陽計)의 활용 (0) | 2012.05.05 |
긴장은 성공의 필요 조건 (0) | 2012.05.05 |
재미 있는 세상 이야기1 (0) | 2012.05.05 |
제갈공명과 사마중달의 병법 (0) | 2012.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