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내리게 하는 비 인공 강우
장마 기간 동안 비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장마철엔
비가 원망스럽지만 날씨가 더울 때는 시원한 비가 그리워질 것이다. 너무 많
은 비가 와도 문제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것도 재앙이다. 비가 너무 적게 와
서 물부족으로 고통 받는 나라들도 많다. 꼭 필요한 지역에선 비를 내리게
하고 그렇지 않는 곳에선 비를 멈추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기술이 있
다면 가뭄이나 홍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오래 전부
터 그런 기술은 없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에 소개된
논문에 의하면 비행기가 하늘 구름을 뚫고 지나가면 눈이나 비가 내리게 할
수 있다 한다. 사람의 힘으로 비를 내리게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결
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가 내리는 원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 비가 구름에
서 시작돼 땅으로 내린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래서 구름 없는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구름은 어떻게 해서 생길까?
시원한 물이 담긴 물통을 냉장고 밖으로 꺼내 놓으면 곧 물통 주위에 물방
울이 맺히는 걸 볼 수 있다. 공기 중의 수증기들이 차가운 물통과 만나면서
열을 잃고 엉겨 물방울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구름이 만들어지는 기본
원리다. 공기 안에서 여러 곳에서 증발된 수증기가 포함돼 있는데 이 수증
기가 밤낮의 기온 변화 등으로 차가워지게 되면 서로 달라붙어 작은 물방
울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구름이다. 하늘로 솟아오른 더운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지면서 구름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구름이 생겼다고 해서
모든 구름이 비를 내리는 것은 아니다. 구름 속의 물방울들은 너무 작고 가
벼워서 아래도 떨어지지 않고 떠 있게 된다. 구름 속의 작은 물방울들이 더
큰 물방울이 되어야 비를 내리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응결핵이라는 것
인데 이는 주변 물방울들이 뭉치게 하는 핵심 물질이라는 것이다. 눈을 눈
위에서 굴리면 눈이 달라붙어 점점 커지게 되듯이 구름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공기 중에 떠 다니는 먼지나 소금 입자, 꽃가루 등이 구름
속에 들어가면 주변의 물방울들이 달라붙어 큰 물방울이 된다. 그러면 물방
울이 무거워져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섭씨 0도 이하의 차가운 곳에서 만들
어진 구름은 그 안에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가 함께 존재한다. 이때 얼음 알
갱이가 응결핵이 되어 주변의 물방울들을 모아 눈의 형태로 떨어지게 된다.
입을 벌려 천천히 바람을 부는 것보다 입을 모아 빠르게 불었을 때 바람이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것처럼 비행기의 프로펠러나 날개 끝에서 생긴 빠른 공
기 때문에 구름의 온도가 내려가게 되면 구름 속의 물방울들이 응결핵이 되
는 것이다. 그리고 주위의 물방울들을 게속 끌어당겨 무거워지면 비가 되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비를 조절할 수 있는 열쇠가 응결핵인데 드라
이아이스, 요오드화은, 염화 칼슘 등의 물질을 비행기로 구름에 떨어뜨리거
나 대포로 쏘아올리면 비를 내릴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사람의 힘으로
내리게 하는 비를 인공 강우라 한다. 구름에 응결핵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한
사례는 많다. 60년 전에 인공 강우 실험에 성공한 미국은 구름이 없어도 비
를 내리게 하는 방법까지 연구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
고 인공 강우가 가뭄이나 홍수를 막는 만병 통치약이 될 수 없다. 응결핵으
로 쓰는 화학 물질이 환경과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도 있고 인공 강우를 내
린 주변 지역에서 예상치 못한 가뭄과 폭우가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환경은 완벽하게 설계된 기계나 잘 짜여진 프로그램과도 같다고 한
다. 훼손되지 않고 자연적으로 두었을 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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